2026.03.12-15 일본 하코다테 여행 (2)

하코다테 역에서 출발할 때는 열차에 공석이 정말 많아서 대체 왜 표가 없었는 지 이해가 잘 안 됐다. 그러나 고료카쿠 역을 지나 신하코다테호쿠토(新函館北斗) 역에 도착하며, 왜 그랬는지 알게 됐다.
도착하니 신칸센을 타고 본섬에서 온 사람들이 죄다 똑같은 이름이 적힌 가방과 굿즈를 들고 있었다. 바로 일본의 남성 아이돌 그룹 '아라시(嵐)'의 굿즈들. 27년의 활동을 끝으로 해체 전 마지막 순회 공연의 시작을 삿포로에서 하기에, 이를 보러 가는 사람들의 행렬이었다.


신하코다테호쿠토에서 출발하길 기다렸다가 드디어 열어보는 도시락.
전날 바에서 소개 받은 '북해도 신칸센 개업 10주년 기념 도시락'이다. 에키벤은 맛있는 것과 맛없는 것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데, 얘는 사진으로 보이다시피 구성도 훌륭하고, 매우매우 맛있는 녀석이었다.
연어, 참치, 고등어회와 감자, 불고기 비스무리한 고기, 고등어와 알, 관자와 내장, 오징어와 알, 생선 알 같은 질감의 야채 절임, 어묵, 마지막으로 사과 푸딩까지. 정말 알찬 한 상이다.

오오누마 공원 → 모리(森) 구간의 오른쪽에 보이는 높은 산, 고마가타케(駒ヶ岳) 산이다.

모리 역을 지나 해안가에 바짝 붙어 달리기 시작하고

그렇게 도착한 오샤만베(長万部)역


말 그대로 시골의 한적한 도시 느낌이다. 우리나라 지방의 소멸되어 가는 동네를 보는 느낌이다.

그런 동네를 조금만 걸어가면 게살을 발라 밥 위에 얹은 도시락, '카니메시(かにめし)'를 파는 가게가 나온다.


가게 창문에는 가격들이 붙어 있었고, 오른쪽 한켠에는 냉동 도시락을 파는 자판기도 놓여 있었다. 얼마나 수요가 많은 걸까.


도시락을 사고, 다음 기차 시간까지 잠시 동네를 둘러보기로 했다.
JRTT(일본 철도·운수 기구)가 현재 신하코다테호쿠토 까지만 개통된 신칸센을 야쿠모(八雲), 오샤만베, 쿳찬(倶知安), 오타루(小樽)를 거쳐 삿포로까지 연장하는 공사를 시행 중이어서 작업을 위한 가건물이 서있는 듯했다.

그렇게 잠깐만 걷다보면 남동쪽에 펼쳐진 아주 널찍한 해안에 도착한다. 탁 트인 전경과 멀리 보이는 수평선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정말 편안해졌다.

오샤만베 해안에서 바라본 구름모자 쓴 고마가타케 산

이제 다시 기차를 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 오오누마 공원 쪽으로 간다.


오샤만베에서 오오누마공원 역으로 가는 중 개봉한 카니메시 에키벤.
밥 위가 전부 저 누런 색의 반건조 게살로 가득 차 있다. 반건조라 게살의 향도 맛도 배가되어 정말 맛있었다. 옆에는 분홍색의 피클 같은 반찬과 어두운 해조류 소금 절임, 그리고 입가심용 껍질 깐 귤이 들어 있다.

도시락을 음미하며 기차를 타고 있으니, 고마가타케 역 부근에서 선로 용량으로 인해 약 10분쯤 정차해 지연된 후 오오누마공원 역에 도착했다.

정말 작고 아담한 간이역의 느낌이다. 주간에는 사람이 티켓을 보고 검표하며, 돌아가는 열차를 타는 오후에는 무인역이 되어 있었다.

역 문 앞. 원래 저 위에 역명판이 있었는데, 모종의 이유로 사라졌다고 한다.


역에서 공원으로 향하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장면. 구름모자 쓴 산 앞으로 '오오누마 국정 공원'이라 쓰인 목판 명판이 보인다.
그리고 근처에 공원의 약도가 있었다. 돌아보는 코스는 파란색, 주황색, 빨간색의 총 세 가지 코스이다. 그 중 주황색은 파란색의 단축 코스이다. 일부러 다음 기차 시간을 여유롭게 잡았으니, 파란색과 빨간색 코스를 다 돌아보려 한다.

파란 코스에서 만나는 첫 번째 다리, 와카사기교(公魚橋)에서 동쪽을 바라본 모습. 3월인데 높은 위도이고, 바람에도 파도가 잘 일지 않아 아직 호수 표면 일부가 얇게 얼어 있는 모습이다.

이런저런 풍경을 돌아보며 도착한 최북단 사진 포인트. 3번 지점을 지나서 있는 하카마고시교(袴腰橋)다.
고마가타케 산과 가장 가까운 지점이다. 드넓은 호수에는 오리를 비롯해 수많은 새들이 둥둥 떠 있었다. 귀엽다.

다리를 더 건너 킨파교(金波橋)를 건너서 있는 섬에는 평화기념등(平和記念燈)을 상징하는 5층 석탑이 있었다.

4번과 5번 지점 사이의 뷰포인트에서 앞서 건넜던 하카마고시교(袴腰橋)와 킨파교 방향으로 찍은 사진

더 걸어 7번 지점으로 갔더니 안내 기둥이 쓰러져 있었다. 눈이 쌓였다 녹기를 반복하며 땅이 질척해진 때문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빨간색 코스에서 만나는 첫 번째 섬, 니시오오지마(西大島)에서 바라본 고마가타케 산. 점점 구름이 두꺼워져 간다.

섬 북쪽의 '천의 바람이 되어(千の風になって)' 기념비에 갔더니, 쌓인 눈으로 귀여운 눈사람이 만들어져 있었다.


섬을 다 돌아보고 나와서, 어제 바텐더 사장님이 알려준 경단 집에 들렀다.
생각했던 경단은 꼬치에 끼워진 떡 모양인데, 이 곳은 2칸 짜리 얇은 도시락 용기에 담아 준다. 1/3 면적에는 공통된 간장 소스 경단을, 나머지 2/3 면적에는 팥앙금 또는 검은깨 맛을 고를 수 있다. 처음이라 둘 다 맛보고 싶어서 나는 둘 다 샀다.
사장님이 엄청 수다쟁이라, 말을 걸어 오느라 미처 개봉한 속 사진을 찍지 못했다. 이후로 18시에 떠나는 기차를 기다리며 먹는 와중에 사장님과 이런저런 말을 나눴다. 전날 바에서 추천 받았던 얘기, 하코다테에 온 이유나 관숙비행에 관한 얘기, 사장님도 여행을 좋아하며, 딸의 친구가 한국에 취직해 한국 여행을 자주 간다는 얘기, 사장님은 미국을 좋아해 미국 여행도 자주 간 얘기 등등...

사장님과 실컷 떠들고서 돌아갈 기차를 타기 위해 17시 50분 즈음에 마주친 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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